2003년 1월 4일, 세계에서 가장 깊은 계곡
비교적 푹 잤다. 숙소(SILVER OAK)를 출발하여 포카라 공항으로 이동하였다. 공항은 포카라에서 가장 신성 시 하는 마차푸차레 산과 주변의 장관이 한눈에 들어오는 곳에 있었다.
16인승 경비행기를 타고 좀솜을 향했다. 비행기는 칼라칸다키 계곡을 따라 좀솜으로 가는데 왼쪽으로는 마차푸차레와 안나프르나산군의 봉우리들이, 오른 쪽으로는 다울라기리 봉우리가 손에 잡힐 듯이 보이는 장관을 한눈에 보여 주었다.
묵티나뜨가는 길의 다올라기리 경관 |
한마디로 숨이 막힐 듯한 장엄하고 아름다운 광경이었다. '경이감'이라는 단어는 이런 곳에서 어울리는 것이었다.
좀솜에서 식빵으로 아침을 먹고 트레킹 기간 동안 우리 짐을 운반해 줄 포터들과 합류했다. 트레킹 현지 보조요원은 요리사 1명과 보조 요리사 2명, 포터 10명, 라케스씨와 다울라기리를 올랐다는 라케스씨의 사촌 가이드 고팔 등이었다.
좀솜은 공항은 있었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규모가 작았다. 그러나 바로 앞에 닐기리 노쓰(7061m)의 봉우리가 덮칠 듯이 버티고 있는 마을이었다. 출발 전에 근처 무스탕 박물관을 구경했다.
카그베니로 가는 길은 칼라칸다기 강을 따라 북으로 진행하는데 건기라 강 줄기는 작았지만 강 폭은 대단히 넓었다. 다울라기리와 안나프르나를 사이에 둔 칼라칸다기 계곡은 세계에서 가장 깊은 계곡으로 한마디로 웅장했다.
다울라기리 봉우리가 웅장하게 버티고 서서 계곡을 내려다 보는 길을 약 두 시간 정도 오르니 출렁다리가 나타나고 다리 위로 바람이 세차게 불었다. 사람을 날릴 듯한 바람에 다소 두려움을 느끼며 출렁 다리를 지나니 에크로바티 마을이 나타나고 그곳에서 잠시 휴식을 취했다.
카그베니에 도착하니 마을 주민들은 양지 바른 곳에서 카드놀이를 하고 있었고 그 놀이는 해질 무렵에야 끝이 났다. 닐기리노쓰가 빤히 보이는 숙소인 호텔 마운틴 에베레스트에 도착하여 오후 2시에 점심을 먹었다.
까그베니는 안나프르나 일주 코스의 최북단 마을로서 무스탕 왕국의 입구에 있으며 티벳 계열의 사람들이 많이 사는 곳 같았다. 마을을 돌아보다 아이들 2명에게 볼펜을 선물하니 동네 꼬마들이 졸졸 따라다니며 '펭'(펜)을 외쳤다.
시간이 있어 고소 적응도 할 겸, 내일 코스인 묵티나쓰 방향의 산길을 약 2km 정도 올라가 보았다. 길은 산허리에 살짝 걸쳐 있었는데 눈에 덮혀 미끄럽고 위험하였다. 오르는 길에 충주 근처에서 농사를 지며 살고 있는, 지난 해 12월 24일에 네팔에 들어와서 안나푸르나 일주 트레킹을 하고 있는 가족 일행과 말을 타고 내려오는 한 팀을 만나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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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스 트레킹(horse trekking) |
우리팀의 요리사 솜씨는 매우 좋았다. 식사 때마다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도 트레킹의 또 다른 즐거움이었다.
숙소는 호텔이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게 벽에 바른 회가 손에 묻어 나거나 바른 부분이 떨어지기도 하였으며, 해발 2800m의 카그베니는 동계용 침낭이 필요한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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